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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리포터뉴스

[2019기획특집] 폐광지역 힘 산업전사들에게 희망을 5

에필로그 석탄산업의 성지로 자리잡다


본지는 광산근로자 및 진폐재해자들을 위한 국가적 문화제 추진에 앞서 광산근로자들의 역사와 현황, 실태, 위령제의 현재 모습, 지역 문화계 및 인사들과 전문가의견, 진폐단체연합회를 찾아 산업전사들을 위한 문화제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차례로 싣는다. 그리고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짚어본다. 이번에는 마지막 편으로 강원남부지역이 석탄산업의 성지로 자리잡아야 하고 자리잡기 위한 사업과 우리의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본다.


1.산업전사, 진폐재해자들을 위한 행사
전편에서 언급했던 ‘진폐재해자의 날’행사나 산업전사문화제는 진폐단체에 의해 추진되었고 또 준비되어 있었다. 진폐재해자의 날 행사는 정선에서 열리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진폐단체를 넘어 전체 광산노동자들을 위한 행사가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태백에는 태백제로 명칭을 바꾸기 전 광공제(鑛工祭)라는 것이 있어 광산근로자 삶을 조명하며 이를 문화제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1981년 시 개청 후 태백제로 실시하면서 광공제때 선보였던 동발조립 경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석탄산업합리화가 이뤄지고 석탄산업 중심의 문화는 사라져갔다. 하지만 아직도 태백에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운영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남부지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탄광문화를 축제로 승화시켜 개최하고 있는 곳은 삼척시, 정선군과 영월군으로 정선군은 사북석탄문화제, 영월군은 북면 마차리 탄광문화촌에서 ‘탄광촌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삼척시 도계읍에서도 ‘블랙다이아몬드 페스티벌’을 해마다 열고 있다. 석탄산업의 중심지 였으며 가장 많은 광산을 보유했던 태백시가 석탄산업문화를 큰 문화행사로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


2 광산용품 거리 하나라도 허투루 하지 않은 노력들 보인다.
얼마전 김재영 김재영 작가(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레저스포츠 주임교수)가 자신이 수집하고 소장한 광산현장의 유물들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는 직접 현장에서 수집하고 구할 수 없는 의류 들은 사비를 들여 구입하기도 했다. 수집품들은 광부복과 장화, 안전모, 장갑, 광산장비에서부터 신분증과 당시 서류, 광부들이 직접 소지하고 있던 담배갑, 라이터, 동전, 목욕할 때 썼던 나무바가지, 명패와 광업소 부서별 현황판 등 다양하다.

김재영 작가는 “지난 40여 년 동안 태백과 정선ㆍ도계ㆍ영월ㆍ화순ㆍ상주ㆍ마로 등의 20여곳의 탄광들과 주변생활터전들과 환경들과 수천미터 지하에서 위험을 넘어서며 검은땀을 흘리며 희노애락을 감내하신 석탄산업 역군들과 각종 석탄산업 역사들의 생활의 기록들을 하면서 동시에 25년 동안 관련 사료들을 하나씩 둘씩 찾아 모아 왔으며 특히 산업역군들의 현장에서의 아주 작고 미세한 소품들도 모두 소중하게 여기면서 온전하게 수집보존 했다. 이제는 기천여 종류와 다양한 기만여 점의 소중한 사료들을 수집했으며 이제 그 소품들을 한 곳에 모았고 전시관을 통해 영구 보존하며 보여주고 싶다”고 전한다.
 
김재영 작가는 “석탄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산업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으며 대한민국 근대역사의 중심이었다. 사라져 가는 것이 아쉬워 후세에게 기록으로 남겨주고 싶었다”면서 “이제는 잊혀져 가는 석탄산업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태백’이라는 곳을 전국 최다의 석탄 생산도시로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운영되고 있는 탄광박물관들과는 매우 작지만 차별화로 준비하며 이러한 역사 사료들이 미래 꿈나무 들에게 작은 교육적인 가치관이 되기 바라고 다양한 테마 전시계획으로 도시생활을 휴식과 재충전을 욕구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추억이 되는 작지만 소담스럽고 관심을 가지며 특성과 차별있는 석탄산업 역사문화로 기억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석탄산업역군들의 작업복의 탄추하나와 실바늘 하나도 그것은 우리 석탄산업 역사성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현재는 그의 소장품들이 태백체험공원 한 켠에서 보관중에 있으며 내년에 이곳에 전시공간을 마련한다고 해도 영구적이지는 못하다. 그래서 소장품을 영구히 보존하고 전시할 공간을 찾고 있다. 일부의 노력만으로는 성사되기 힘들다. 관에서 나서야 하는 이유다.


3. ‘광부상 만들자’ 여론, 지역사회로부터 일다
최근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과거 일본이 저지른 위안부 문제를 개탄하면서 소녀상을 건립하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행사도 펼쳤다. 전 국가적인 일에 시민들이 동참했고 보도도 됐었다. 이에 발맞추어 태백에서도 ‘광부상 하나쯤을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소녀상을 바라보며 주장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고무적인 일이다. 소녀상 역시 중요한 일이며 우리나라 역사의 한 페이지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이기에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산업전사들이 현재도 거주하고 있는 이곳에 광부상은 있어야 한다.

지역 문화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광부의 이미지는 곳곳에 있다. 황지동 산업전사위령탑 하단부에는 부조로 광부의 얼굴이 담겨져 있다. 지난 8월15일 순직자유가족협의회(회장 박창규) 주관의 산업전사 봉행제례식을 통해 광부의 부조를 촬영했다. 탑에서 나와 동상이 되고 싶었을까? 비를 맞으며 참배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태백시도 이같은 지역민들의 열망을 고심하듯 위령탑 주위에 대해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부상의 위치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거론되는 곳이 바로 황지동 산업전사위령탑 경내다. 1975년 건립되었고 또한 위패도 안치되어 있어 의미가 크다. 두 번째는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이다. 물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물줄기의 상류에 우뚝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태백시가 내려다보이는 태백문화예술회관 입구 문예교 우측 공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대 광산이 자리하고 있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입구와 철암역앞. 이곳에는 신설교 건너에 ‘광부의 손’ 조형물이 있다. 이밖에도 두문동재 태백방향 소공원과 태백시청내에 두자는 의견도 있다.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들도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 옹기장수 조형물이 설치됐다. 농촌마을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16미터 크기의 마을회관 겸 문화센터 건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생뚱맞다고 비판이 일기도 했다. 부정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산업전사들의 성지인 이곳에 조형물이 없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태백시에도 이와 비슷한 조형물들은 많다. 검룡소 입구와 당골광장아래, 통리 건널목 입구, 천제단로 중간부분 4주차장 앞 태붐동상이 설치돼 있지만 광부의 모습은 아니다.


4. 위령제의 단일화 및 규모화 문화제로서의 체계화
산업전사위령제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매년 10월2일 열리는 순직산업전사위령제는 강원도 주관이면서 도비를 통해 거행되고 있지만 제주는 태백시장이다. 태백제(광공제) 행사에 포함되기도 했으나 주관이 다르고 문화행사로 자리잡으면서 분리됐다. 성격이 다르다는 취지다. 일부에서는 태백제를 태백산천제로 통합해 산업전사위령제를 포함한다면 행사규모나 취지가 맞을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태백이 ‘석탄문화제’로 만들어질 충분한 동기부여도 되고 산업전사들의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라 주장한다. 그래서 이를 공론화하는 심포지엄이나 토론회, 세미나 등이 열려야 한다고 제기한다.

태백시의 한 문화계 인사는 “현재 태백시나 각 기관단체에서 주관하는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등은 문화재로 높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정선만 하더라도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위한 노력으로 문화재청장을 모셔오는 행정은 배울만 하다. 문화재 승격을 실제 결정하는 문화재위원을 초청하고 핵심인물들을 통해 토론회 등을 개최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가 있다. 현재의 학술세미나는 도내 연구진이나 학자들로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검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행사날짜도 못 박자는 의견도 많다. 광주의 5.18이나 제주의 4.3처럼 의미있는 날짜를 통해 그 가치를 높이자는 것이다. 10월2일 열리는 산업전사위령제는 그 의미가 있다. 현재의 태백제는 10월3일 개천절을 중심으로 그 주에 해당하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개최되고 있다.


5. 산업전사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 산업전사위령탑 일대의 성역화 사업
태백시번영회를 통해 공론화됐다. 물론 태백시도 해마다 사업에 포함해 추진하고 있으나 성역화사업은 현재 더디다. 태백시번영회(회장 전영수)는 황지동 산업전사위령탑 공원을 넓혀야 한다. 보건소 옆 주차장을 연결하여 타워형 브리지로 관광객들을 이동하게 한다면 자유시장 등에서 장보기도 할 수 있으며 현재의 산업전사위령탑 주차장을 넓게 확보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유가족협의회 박창규 회장은 “현재의 산업전사위령탑 주위를 넓혀야 한다”면서 “보다 많은 참배객과 관광객들이 올 수 있게 하려면 진폐재해순직자 위령각과 높이를 갖게 하여 광장으로 하고 문화공연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0월2일 산업전사위령제에서 “이곳 일대를 추모공원화 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8월15일 산업전사위령탑에서 열린 봉행제례식 행사에 참석한 염동열 국회의원은 “산업전사들을 위한 기념관 건립추진과 산업전사들에 대한 예우 및 피해보상 방안 마련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10년연장 발의와 폐광지를 산업화의 성지로 재탄생시킬 이번 개정안을 바탕으로 석탄산업이 우리나라 산업화, 민주화에 기여한 역할을 조사·연구해 재평가하고 그에 걸맞는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6.석탄산업의 성지화 사업
강원인터넷신문 인용 보도이다. 염동열 국회의원 주관으로 지난 8월31일 정선 삼탄아트마인에서 석탄산업의 성지화 사업 추진 회의를 가졌다. 폐광지역별 관계단체 대표자들과 함께한린 이번 회의는 석탄산업이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크나큰 공로를 세우고도 그에 합당한 예우가 없다는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면서 탄광근로자 및 석탄산업지역의 명예회복과 보상·지원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서는 석탄산업의 성지화 사업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 및 지역대표가 선임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기념재단 설립’,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 방안마련’, ‘연구조사’, ‘폐광지역이라는 부정적 명칭 변경’, ‘특별법 제정’, ‘근대산업문화거리 조성’, ‘국가차원의 기념행사 추진’ 등이 논의된 바 있다.

참석자들은 “폐광지역 주민이면 성지화 사업의 취지에 모두 다 환영할 것이다”라며 “좋은 일인 만큼 많은 분들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여 범시민적 활동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염동열 의원은 “탄광근로자의 피와 땀, 그리고 고귀한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대정부 및 국회활동을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핵심사업이 제시됐다. 재단설립과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 방안 마련, 연구조사와 근대산업문화거리 조성, 국가차원의 기념행사 등이다. 재단이나 위원회 등은 공론화로 기구가 구성돼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만 근대산업문화거리는 아쉬운 점이 있다. 당초 철암역앞 거리를 더 확대해 남겨두었어야 했는데 현재의 모습은 많이 축소돼 남겨졌다며 일부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7.맺음말
류태호 시장은 지난 2일 산업전사위령제에서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직 국가 경제성장의 초석을 다지며 신명을 다 바치신 님들의 숭고한 희생은 오늘 날 번영된 산업국가의 발전과 굳건한 태백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한 때 찬란했던 번영의 일터가 점차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아직도 님들의 뜨거웠던 열정과 숨결의 자취가 배어있는 광산현장은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요, 생활의 근원입니다.”라고 한 뒤 “지금 우리 지역은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님들의 희생정신을 이어 받았기에 시민 사회단체들과 함께 서로 소통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석탄산업의 중심지 태백은 지난해부터 산업역군에 산업전사들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국가주도 행사, 국가적 예우, 행사의 확대, 위령탑성역화 작업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염동열 국회의원도 순직산업전사유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추모제에 참석, 위령탑 앞에서 참배하고 이들에 대한 정치적 소신을 밝혔으며 기념관 건립추진과 산업전사들에 대한 예우 및 피해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선출직 도의원 및 시의원들도 나서고 있다. 강원도지사의 위령제 참석, 시설물 정비의 도비예산 확보, 단체들도 규모있는 문화제로의 행사 격상, 위령탑 주변의 성역화와 추모공간화. 언급만 해서는 안된다.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갈길은 멀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지금은 주관단체가 어디냐에 따라서 수시로 열리로 반목하며, 특히 나와 입장이 다르다며 참석하지 않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이 나서야 함은 자명하다. 힘을 모으라고 서로 말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앞에서 언급했듯 너 나가 따로 없다. 진폐재해자 순직자 위령제를 보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공론화가 필요하고 토론회와 심포지엄 등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산업전사위령탑은 1975년 태백시 황지동 속칭‘바람부리’ 일대에 주민 성금 5백만 원, 정부지원금 8백만 원을 들여 건립, 현재 4,101위의 순직 산업전사 위패가 있으며 매년 10월2일 산업전사위령제가 거행되고 있다. 올해는 그 의미가 있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의 조화를 비롯해 김진태 염동열 국회의원의 조전(弔電),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대신해 김재은 석탄광물산업과장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을 했으며 최문순 도지사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지만 정만호 강원도경제부지사가 참석했으며 예년과 다르게 많은 지역인사들이 참석했다. 비가오는 가운데서도 위령탑 제단 앞이 비좁을 정도였다. 이 정도의 노력과 성의를 보인다면 산업전사들에게 희망은 보인다.<끝>


기사원문 링크

http://www.tjinews.co.kr/ArticleView.asp?intNum=34409&ASection=00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