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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된다. 문화재청, 4월23일 국보 지정 예고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오는 23일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있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旌善 淨巖寺 水瑪瑙塔)’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 문화재청은 수마노탑 외에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安東 鳳凰寺 大雄殿)’은 보물로 지정 예고할 예정이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하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는 삼국유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慈藏律師)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적멸보궁은 법당 내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으로 바깥이나 뒤쪽에 사리탑이나 계단을 설치해 봉안하는 곳이다.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수마노탑은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龕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고,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模塼)석재를 포개어 쌓았고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이처럼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고회암(苦灰巖)으로 제작되었고,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복돋운다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특히, 탑지석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

 

한편 이번 국보지정을 위해 정선군은 지난 2011년 문화재청에 국보지정 신청을 추진한 이후 학술심포지엄과 아리랑제 행사때 초청인사 환영행사, 자장율사 순례길 조성 및 걷기행사를 개최하는 등 범군민 차원으로 국보승격을 추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