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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부 탄광문화유산을 찾아서] 2. 태백시 통동 한보탄광 한보아파트

본지 태백정선인터넷뉴스 2022년 5대 기획 가운데 두 번째 주제인 광산지역 문화재 탐방 ‘강원남부 탄광문화유산을 찾아서’를 연재한다.

 

올해 태백정선인터넷뉴스 특별기획은 ‘산업전사의 고향에 빛을’ 이라는 슬로건으로 과거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태백과 정선 도계와 영월 등 광산지역 문화재 등을 발굴 보존하는 캠페인으로 전개한다.

 

통리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공존한다. 과거는 광업소의 흔적과 현재는 경동탄광 철로. 사택, 구)통리역과 5일장터, 미래는 통리 오로라파크와 태양의후예 세트장에 조성된 탄탄파크 등 함께 어우러져 있다.

 

통리에 조성돼 한 시대를 풍미한 한보에 대해서는 짧게 기술했다. 1982년 2월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에 의해 개발되면서 지난 1993년 최고 석탄 생산량 53만7,200t을 기록한 바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한보광업소 종사자 만도 997명으로 대형 탄광의 반열에 들었다. 1994년 8월에는 한보그룹이 대한석탄공사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정부에 접수했고, 정부는 반대의사가 없다면서 매각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사례는 한보광업소의 저력을 입증한다. 지역에서는 민영화반대가 심했다. 그리고 수서비리 사건과 겹쳐지면서 민영화는 수면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한보그룹이 1997년 1월 IMF로 부도가 나며 공중분해됐기 때문이다. 한보광업소는 법정관리 과정에서 2004년 결국 태안광업에 인수됐다. 주인이 바뀐 한보광업소는 석탄산업 사양으로 2008년 곧 폐광했고, 한보그룹도 2009년 법인을 청산했다. 이 내용은 탄전문화연구소 정연수 소장의 글에도 자세히 남아 있다.

 

그리고 26년 후 2008년 한보광업소는 폐광신청을 하고 그렇게 석탄산업은 많은 광업소는 화석으로만 남게 됐다. 통리지역에는 한보의 흔적이 여러곳이 있었다. 기자가 촬영한 곳 중의 하나가 동백산역 뒤편 태안광업소 폐건물과 사무실이며. 지금은 태양광발전소로 둔갑해버렸다.

 

한보의 흔적은 아파트가 그 역사를 말해준다. 경동저탄장 옆에 쓰러질 듯 서 있는 아파트 단지가 하나 보인다. 이 아파트 단지는 칼국수집 옆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바리게이트를 댄 흔적이 있으며 멀리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한보광업소 광부들을 위한 사택으로 지어진 한보사택1단지는 폐광 이후 광부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이 아파트는 이후 14년째 폐가로 방치되고 있다. 외벽은 부서지거나 갈라져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내부도 벽지와 마감이 뜯겨 오래된 시멘트 벽돌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근처에는 농사일을 하기 위해 개간한 흔적도 보인다.

 

한보사택은 한보그룹이 광부들 숙소 용도로 지었다. 한보1단지는 1983년 8개동 144가구, 한보2단지는 1985년 5개동 126가구, 한보3단지는 1987년 19개동 390가구, 한보5단지는 1988년 7개동 150가구로 지어졌다. 총 39개동 810가구다. 지하층 없이 지상 3층, 가구당 15~16평이다. 거실과 방 2개, 화장실 구조다.

 

이전까지 탄광촌 사택은 마치 집단수용소를 연상케 했다. 5~8평, 방 1개, 공동화장실,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짜리 주택이 탄광촌 사택의 표준이었다. 이런 열악한 사택마저 전체 노동자의 절반만 들어갈 수 있던 시절이라 아파트형 사택은 최고급 주거지에 속했다. 그래서 한보아파트는 고급주택이었다.

 

한보광업소는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됐다. 태안광업(이후 태안DNI로 사명 변경)은 폐광 직후 폐탄광을 허브를 테마로 한 휴양리조트 ‘태백내추럴월드’로 개발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한보광업소는 2016년 2월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주목받았다. 한보광업소 광부들이 쓰던 실제 목욕탕이 드라마 속 ‘우르크 발전소’로 묘사돼, 광업소 터(통리탄탄파크)에 전시돼 있다.

 

그 장소가 바로 통리 탄탄파크다. 태백시가 관광자원화사업으로 국비를 확보하고 야심차게 개발했으나 아쉬움도 큰 사업이다. 당초 슬로우레스토랑으로 탄광 갱도내 와인저장소와 카페형식의 레스토랑이 추진됐었다가 지금은 갱도내부를 걸으며 빛의 여행으로 변화됐다.

 

한보사택은 한보광업소 폐광 이후 1단지는 폐가로, 2단지는 철거 후 매각, 3·5단지는 일반 분양으로 추진됐다. 1단지는 국유지에 산림청의 사용허가를 받아 건립됐다. 2~5단지와 다른점이다. 현재도 1단지 소유주는 산림청이고, 지목은 임야다. 폐광 이후 태안광업은 사택을 철거하고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데, 건물을 철거하지 않으며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한보1단지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폐광 이후 광업시설과 사택 등 광산의 폐시설물은 관련법에 따라 소유권자 동의를 받아 한국광해관리공단(광업공단)이 철거한다’라고 되어 있으나 건물 소유주가 철거게 동의하지 않으면서 꼬였고 이와 아울러 건물에 가압류까지 걸려 있어 이를 해결하지 않고 광업공단이 철거 추진하면 채무자가 되기 때문에 산림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한보2단지는 탄탄파크 가는 길 왼쪽에 있었다. 경기도 안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우일학원이 2010년 54억원에 매입했다. 우일학원은 연수원 신축 명목으로 해당 부지를 매입했으나, 아파트 철거 이후 이 부지는 10년 넘게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2단지부지는 지난해 5월 WK뉴딜국민그룹(이하 뉴딜그룹) 총재가 방문해 공장을 세우겠다며 돌아본 곳이기도 하다. 마스크납품 사기 등의 언론보도 이후 현재는 이렇다할 사업계획조차 없다.

 

태안광업은 3단지와 5단지는 리모델링을 거쳐 일반에 분양했다. 2009~2010년 2700만~3100만원에 분양했다. 석탄 사양화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 감소 영향으로 집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더욱이 한보3단지는 최근 재건축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리역도 통동지역의 역사였다. 1940년 영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현재 통리재에 있는 강삭철도 유적지인 곳에서 화물 유치장과 열차가 대기하는 조차장으로 있었다. 통리~심포리 구간에는 1963년까지 인클라인 시설이 있었고, 이후 통리~도계 구간은 많은 터널과 1개소의 스위치백으로 대체됐다. 통리~도계 구간은 급경사 구간이었으므로 이 역에서는 한때 보조기관차를 연결하여 화물 열차의 운행을 돕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2007년 12월 31일에 폐지됐다.

 

2012년 6월27일 영동선 솔안터널의 개통에 따라 동백산-도계 구간이 이설되어 폐역됐으나, 역 시설 자체는 동백산역에 딸린 화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존속하고 있다. 인근 탄광(경동탄광)에서 생산하는 무연탄을 대한민국 주요 도시로 보낸다.

 

이 역에는 일부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였으나, 영동선 철로 이설에 따른 역의 폐지 이후 여객 업무는 동백산역으로 이전됐다. 통리역 스탬프도 2012년 6월27일부터 동백산역으로 옮겨갔다.

 

또 경동탄광 통리저탄장에서 석탄을 실어 각지로 보냈으나, 통리역이 폐역되어 열차가 없는 이유로 사업이 종료됐다. 현재는 2014년 10월24일 삼척 도계의 추추파크 개장 이후로 레일바이크 출발 지점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보와 통리, 통리역을 짧게 설명했다. 자료들은 백과사전과 언론보도, 탄전문화연구소 등의 자료를 인용했다. 통리를 설명하기에는 방대하다. 특히 한보와 통리는 아픈 역사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 태백시는 일부 흔적들 위에 관광지로 탈바꿈 한 이후 새롭게 출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