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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정보

한 손엔 '편지' 다른 한 손엔 '생수'

태백우체국 집배원들 '사랑의 생수' 배달

 

 

(연합뉴스)태백과 정선 등 강원도 남부 지역 주민들이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고통을 겪는 가운데 태백우체국 집배원들의 '사랑의 생수' 배달이 가뭄 속의 단비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실정을 잘 아는 집배원의 특성을 살려 제한급수를 받기 어려운 고지대 주민들과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들을 찾아 직접 배달하고 있어 두 배의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의 생수' 배달은 집배원 365봉사단과 우정사랑나눔봉사단에 속해 있는 태백우체국 직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생수 1박스(2리터 6통)를 전해주는데,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배달한 생수가 4천 통(2리터 기준)에 달한다.

집배원들의 생수 배달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꼭 필요한 곳에 전달되기 때문.

지대가 높은 태백시 삼방동, 철암동은 제한급수조차 어려운 곳이어서 집배원이 없으면 물을 공급받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또 급수차가 와도 집으로 가져가기 어려운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들에게 생수를 전달해주고 있어 사랑에 목말라 있는 소외계층의 갈증을 해결해 주고 있다.

최분옥(75.여.태백시 철암동)씨는 "우리같이 혼자 사는 노인들은 급수차가 와도 들고 갈 수가 없다"면서 "집배원들이 없었다면 밥도 못 해먹었을 것이다. 더구나 물값도 안 받고 집까지 갖다주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생수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전국에서 들어온 온정으로 충당하고 있다.

강원체신청과 관내 우체국을 비롯해 원주집중국, 서울체신청, 서산우체국의 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생수를 사 배달해주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직원들도 최근 성금을 모금해 5천 통(2리터 기준)을 전달했으며, 5월까지 지속적으로 '사랑의 물 보내기' 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태백 우체국에 근무하는 김병삼 집배원은 "혼자 사는 노인들이 편지를 배달하는 모습만 보다가 물을 가져오면 너무 반가워한다"면서 "한 손에 편지를, 또 한 손에 생수를 들고 고지대에 오르면 어르신들이 손도 잡아주고 등도 두드려줘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