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양계농가 가운데 가장 현대화된 시설로 운영 가동중인 철암동의 세봉농장(대표 진기찬)이 최근 최신 계란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세척, 살균, 선별기를 가동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진기찬 대표의 세봉농장이 주목받은 것은 바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계란 외에 축분과 계분을 이용한 비료생산이며. 이곳 비료는 값이 저렴해 전국 농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삼척이 고향인 진 대표는 10대중반, 직장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하지만 젊다는 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진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당시 건국대학교 자매농장인 육영농장에서 양계농 실습 교육을 받게 됐으며 25개월간 실습생활을 마친 후 육영농장에 취업해 1년간 생활하면서 고향에서 양계농을 하겠다는 꿈을 키워갔다.
그 후 농장생활을 마친 진 대표는 고향인 삼척으로 귀향해 손수 계사를 지어 산란계 3000마리를 기르며 꿈에 그리던 양계농을 시작했다. 육영농장에서 배운 사료제조 기술로 옥수수와 밀기울 등을 혼합해 사료도 직접 생산했다. 그리고 군 입대로 삼척 생활은 마무리되기에 이르렀다.
제대 후 다시 양계농을 시작하려 했지만 무산되면서 태백에서 광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양계농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진 대표는 광부 생활을 하면서 직접 산란계 1500마리를 기르며 다시 양계농을 시작했다. 그의 본격적인 양계업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다.
그는 광부생활을 그만두고 ‘세봉농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양계농에 뛰어들어 현재의 ‘세봉농장’을 만들었다. 이 때가 바로 1985년 쯤의 일이다. 까까머리 시골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양계농장은 진 대표가 30여 년을 넘게 평생을 닭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게 만들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직접 해결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태백은 해발 평균 700m의 고원준령에 위치해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이 길고, 여름은 짧아 년 평균 기온이 19℃로 서늘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어 ‘내륙 위에 떠 있는 섬’ 이라고 불린다. 진기찬 대표는 “이러한 태백의 지리적 · 환경적 특성은 가축 사육에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한 여건을 가졌다”며 “여름철에 서늘해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품질 저하나 폐사가 없고 모기 등 유해 곤충에 의한 질병이 발생이 없어 가축사육의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태백에서 양계장을 시작하게 된 동기중 하나다.
소나 돼지와 같은 포유동물은 땀샘이 있어 체표면으로 열을 발산하지만 닭과 같은 조류들은 땀샘이 없어 부리를 벌려 열을 발산한다. 그래서 닭의 경우 고온일 때 가장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산란율 저하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는 폐사에 이르게 된다. 여름이 짧고 서늘한 기후를 자랑하는 태백은 닭 사육에 있어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진 대표는 고향 삼척에서 양계농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직접 계란을 인근 시장에 내다 팔았다. 태백에서 광부생활을 하며 양계농을 할 떄도 진 대표는 직접 달걀을 판매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계란을 자전거에 싣고 인근 철암시장의 거래처에 배달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창 탄광이 돌아가던 시절이라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광업소를 퇴사하고 농장을 본격 운영하게 되면서 트럭을 구입해 판매처를 태백을 넘어 인근의 삼척과 정선 지역까지 넓혀갔다. 진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동네 구멍가게까지 판매처를 확보하면서 하루에 생산하는 달걀을 남김없이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세봉농장은 80년대 중반 재래식 계사 3동이 폭설로 무너져 내리면서 닭 6000마리가 죽는 피해를 입었고 90년대에는 계란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헀다. 어려움을 겪던 진 대표는 결국 농장을 매도하려고 했으나,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폐업위기에 놓였던 세봉농장은 1996년 태백시청 축산계에서 닭 경쟁력 제고사업으로 실시 중인 계사 현대화 사업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2억 원에 가까운 큰 돈을 투자해야 하는 현대화 사업에 선뜻 나설 수 없었다. 평생 양계농을 하던 진 대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현대화 사업을 신청했다.
재래식 계사에서 6,000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던 ‘세봉농장’은 2억여 원을 투자해 현대식 전자동 시스템의 계사 1동과 계란저장고 1동을 신축하고 2만 마리로 산란계를 늘렸다. 현대화 계사 신축으로 사육환경이 좋아지면서 산란율이 증가되고 시설 자동화로 인력 투입시간이 줄어들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올릴 수 있었다. 더욱이 달걀 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폐업위기의 ‘세봉농장’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세봉농장은 태백시 철암동 일명 좁시골 일원 2만여 평의 부지에 밭과 양계시설 및 축산시설 7천평을 조성해 일궈냈으며, 닭 10만 수, 80두의 소를 기르고 오란 파란 혈란 등을 자동 선별하는 최신식 기계로 하루에 계란을 5만개 생산하고 있다.
세봉농장의 강점은 강원도내에 가장 많은 계란을 생산하는데 있다. 더욱이 적게는 5만여개에서 많게는 8만개의 계란이 생산되며 이를 위해 최근 최신식 시설을 설치했다.
진기찬 대표는 “농장은 현대식 기계설비 덕분에 7명의 인력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으며 시설비가 5억3천720만원이 투입된 계란생산 설비는 강원도에서는 최초로 시작했다. 자동화된 최신식 계란 세척 살균기와 오란 파란 혈란 선별기로서 규모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봉농장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양계시설과 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비료화하며 도내 및 강원도인근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부터 질 좋고 값싼 축분 비료를 본격 판매, 강원 남부와 경북 북부지역 농민들로부터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계분 45%, 우분 20%, 톱밥 35% 비율로 혼합, 2018년 시험 생산된 축분 비료는 농작물 생장과 과일 결실 등에 효과가 만점인 비료로 평가받고 있다. 여타 축분 비료의 소비자가는 20㎏ 1포대당 4,200원이지만 세봉농장 축분 비료는 1포대당 출하가가 4,000원으로 200원가량 저렴하다.
2018년에 8억원을 들여 혼합기 등 전자동 생산설비를 완비시킨 세봉농장의 연간 축분 비료 생산 가능량은 10만포대 가량이지만 13만포까지도 생산가능하다. 3일만에 발효되는 비료는 1억8천만원어치 하루 5천포 가 소화되며 이를 비료화할 수 있다.
진기찬 대표는 “세봉농장의 닭은 해썹인증과 함께 강원도에서도 청정농장생산 닭이라는 특수인증까지 받았으며 시설의 자동화로 연매출 5억원 이상 가능해졌다”면서 “비료는 계분과 톱밥을 섞어 발효시킨 천연비료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태백에서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강원도내에서도 규모가 큰 양계농 세봉농장과 이곳에서 생산되는 축분 비료는 농장에서 발생되는 축산 부산물을 원료로 삼아 1년 이상씩 부숙시켜 가며 생산해 우량 비료로 호평받고 있다. 진기찬 대표의 이러한 노력과 땀방울로 인해 앞으로 세농농장은 더욱더 발전하고 우수한 계란과 고품질의 축분비료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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