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회색빛 도시에 색을 입혀 나간다
2022년 태백정선인터넷뉴스 5대 특별기획의 슬로건인 ‘산업전사의 고향에 빛을’ 이라는 대주제 아래 최근 통리와 한보탄광의 흔적을 기행문으로 보도했다. 태백은 과거 석탄산업 중심 도시였으며 그 화려했던 모습들을 문화로 되살리려는 노력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본지는 그 기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그 첫 발로 석탄산업전사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작업에 이어 전문기구가 출범했으며 올해는 문화적 향유를 만끽하기 위한 작업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주도의 ‘폐광의 칼날’아래 탄광들이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은 태백을 떠났다. 남은 이들은 먹을 것 조차 없었던 태백에서 ‘대정부투쟁’이라는 삶의 몸부림으로 도시가 붉게 물든 적이 있었다. 그렇게 태백은 석탄산업합리화 이후 30년간 피폐함을 느끼며 살아왔으며 이제는 흔적만이 남아 있다.
그래서 본지 태백정선인터넷뉴스는 2022년의 ‘아이뉴스가 만남 사람들’ 속에는 탄광속 검은 땅 위에 화려한 탄광문화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는 분들과 이와 관련된 분들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그 중의 한 분을 소개한다.
‘유재하’라는 가수가 있었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알 듯 단 한 장의 앨범만을 남기고 떠난 대한민국 불멸의 아티스트다. 아이뉴스가 만난 사람 스물 일곱 번째는 바로 ‘유재하’라는 인물과 검은도시 태백에서 그 ‘유재하 문화’의 씨앗을 심고 있는 인물인 박무봉(62세) 유재하거리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그를 통해 태백과 유재하에 대해 들어보았다.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포털 다음과 나무위키를 보면 ‘1962년 6월 6일’ 출생. 출생지가 ‘경상북도 안동군 풍천면 하회동 620’으로 되어 있다. 이곳은 풍산류씨 집성촌으로 사촌형 유운하의 소유로 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유재하의 유족 등으로부터는 출생지에 대해 안동이 아닌 태백이라고 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사는 그렇게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한양대학교 작곡과에 재학하던 중 1984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주자로 발탁됐다. 대학 졸업 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활동, 1986년 김현식 3집 수록곡 〈가리워진 길〉을 작곡하여 김현식의 초기 명반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 이듬해 1987년 자신의 1집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인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 같은 해 11월1일 25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요절했다.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의 음악은 당대는 물론이고 지금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 대중음악의 위대한 유산으로 남게 됐다. 현재 그를 기리는 유재하 음악 장학회가 설립돼 있으며, 재정적 문제로 열리지 못했던 2005년을 제외하고 1989년부터 매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그의 유일한 음반 <사랑하기 때문에>를 들어가 보았다. A면에는 지난 날 (4:29) 텅빈 오늘밤(5:52) 우리들의 사랑(4:53) 사랑하기 때문에(4:46)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2:37) 등 총 재생 시간이 17분51초 이며, B면에는 그대 내 품에 유재하(5:52) 가리워진 길(3:14) 우울한 편지(5:01) Minuet (경음악)(2:37) 정화의 노래(건전가요 2:00) 등 16분44초이다.
수록곡 중 몇 곡은 익히 알려진 곡이며 유명한 곡들이다. 유재하의 곡들에 대해 음악가들은 이렇게 평하고 있다. “첫째, 작사, 작곡, 편곡, 연주까지 혼자서 도맡아 하는 1인 밴드의 시대를 열었고, 둘째, 예술성과 대중성, 그리고 실험성을 동시에 추구하여 성공하였으며, 셋째, 아름다운 가사를 통해 서정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발라드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장유정)
경쾌한 분위기로 첫 포문을 여는 〈우리들의 사랑〉은 봄처럼 따뜻하고 생기 있게 사랑을 노래하지만 그의 목소리에 담겨있는 쓸쓸함도 함께 배어 나온다. 김현식이 먼저 부른 〈그대 내품에〉나 그의 사랑하는 애인에게 고백조로 읊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상 앨범 최고의 곡인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에서 보여주는 풍요로운 신디사이저 위주의 편곡은 그가 앞으로 펼쳐나갈 다채로운 색의 전조를 느끼게 한다.
그의 흐느적거리는 목소리는 〈텅빈 오늘밤〉이나 〈지난날〉과 같은 빠른 템포의 곡에서도 슬픔을 유발하는데 “싸늘한 눈빛으로/한마디 말도 없이/그대는 떠나가고”와 같은 가사나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애정을 노래하는 〈지난날〉에서도 그렇다. 재즈적 감성으로 제목과도 같이 침잠된 감정으로 노래하는 〈우울한 편지의 시도나 클래식을 전공한 학도 다운 모차르트를 연상시키는 소품 〈minute〉등은 이 앨범의 완성도를 다각도로 입증하는 소산들이다.
평론가 임진모는 “우리 음반역사상 작사 작곡 편곡을 혼자서 해낸 작품은 이 앨범이 처음일 것이다. 이후 많은 뮤지션들은 가사와 멜로디를 쓰는 것 외에 그 평면적인 악보를 자기 스스로 곡으로 옮기는 작업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편곡을 스스로 한다는 것은 앨범을 완전한 자기 작품으로 빚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음악적 자주(自主)의 완전 실현이다. 자신의 독자적 상상력을 앨범이라는 실체로 꾸려내는 음악가에게는 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나무위키백과 참조)
가수 유재하에 더 다까이 가보자 .
그리고 나무위키백과에서는 유재하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유창물산(裕昌物産)주식회사 사장을 지낸 아버지 유일청(柳一靑)과 어머니 창원 황씨 황영 사이의 3남4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숙부 유시목(柳時沐)에게 입양되었다. 서울 대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에 진학했다. 유재하는 의외로 유복한 집안 출신이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루머가 있는데 실제로는 큰 탄광을 경영하는 사업가 집안이었다. 라고 기록돼 있다. 그 탄광이 바로 유창물산과 황지광업소 였으며 후에 한보그룹이 인수하면서 한보탄광이 된다. 이는 정연수 탄전문화연수소장의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재하의 형인 유창하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은 이를 말해준다.
그의 출생지와 관련해 박무봉 ‘유재하 거리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들어보았다. 박무봉 위원장은 지난해 이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계획안을 마련했으며 일부는 황지연못과 문화예술회관, 시내 커피숍에서 유재하의 음악과 그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왜 유재하인가?
박무봉 위원장은 “대한민국 뮤지션중 ‘사랑하기 때문에’ 등의 명곡으로 한국의 발라드계에 혁명을 가져온 인물이다. 생애는 짧았지만 그의 영향은 지대했다. 그의 태생은 태백에서도 잘 알려졌으며 특히 그가 태백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가 여기서 태어났고 그의 탯줄이 이곳 황지 땅에 묻혀져있다고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박무봉 위원장은 또한 “유재하의 가족은 태백에서도 대표적인 탄광인 유창물산 황지광업소를 운영했었고 특히 올해는 그가 탄생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와 연계하여 태백의 정체성을 지닌 석탄산업 문화콘텐츠 발굴 사업으로 기획하고 펼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더 나아가서는 탄광을 경영하던 유재하의 가족사와 음악성을 통해 태백의 탄광문화적 특성을 지닌 고유 색채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자 한다”면서 “그는 태백출신이면서도 대중들은 그의 아버지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이해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이에 태백지역에서 기념행사를 통해 유재하의 뿌리를 찾는데 기여하고 한강 낙동강의 발원지 태백에서 한국 발라드 음악의 뿌리인 유재하의 음악을 접목하여 음악거리를 조성, 품격있는 태백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카페 쎄느와 황지연못, 문화예술회관 등 여러곳에서 유재하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유재하의 기일인 11월1일을 앞둔 30일 전국 통기타 경연대회를, 29일에는 황지연못에서 추모공연을 개최했다.
10월29일 황지천 생태하천 무대에서 열린 유재하 추모기념 공연에는 탄탄TV와 중앙로상점가상인회 주최, 유재하거리추진위원회 후원으로 개최됐다. 식전공연으로 심금분 박석구 전예림의 공연이, 본공연으로 유재하 프로젝트팀 피카츕스 자마앙상블 공연이 마련됐다.
12월3일에는 유재하의 음악을 감상하는 콘서트가 카페 쎄느에서 열렸다. 유재하거리추진위원회가 주최 주관하고 태백 통사모가 후원한 이번 음악감상회는 유재하의 앨범수록곡을 감상하는 시간 외에 태백에서의 인연과 그의 삶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월28일 오후5시 카페 로드앤드에서도 유재하거리 만들기 기념 콘서트가 열려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면서 기자는 박무봉 위원장과 태백의 문화는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박무봉 위원장은 시인이자 문학인이다. 문인협회 회원이며 지역문화발전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8월4일 사북 뿌리관 야외공연장에서 제18회 사북석탄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민예총 정선지회가 주최하는 전현직 도의원들의 탄광시낭송회가 진행됐다. 이날 박무봉 위원장이 참석 시낭송을 펼쳤다.
이에 앞서 2005년 11월19일에는 실버가요제를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하기도 했으며 그해 태백시내에서 거리축제를 열기도 했다. 태백사회발전연구소 주관 이었으며 태백시가 후원했다.
유재하거리와 유재하 통기타경연대회가 음악제로
박무봉 위원장은 오래전 음악제와 음악경연 등을 개최했으며 거리축제도 열어 태백시민들의 기억속에 자리하도록 했다. 명맥을 잇지는 못했지만 유재하거리로 오래도록 남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가 유재하 탄생 60주년이 되는 해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기념공연을 개최해 왔고 올해 큰 그림을 그리고 첫 회를 열어 전국적인 문화공연으로 자리잡도록 할 것입니다”
유재하거리는 뮤지션 유재하가 태어났다는 것 만으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황지광업소 등 특정장소보다는 최근 개장한 황지천 생태하천 복원구간을 중심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세미나, 주말을 맞아 상설 버스킹(busking)공연, 탄광시낭송회, 역사찾기 사진전, 유재하 추모 전국 통기타 공연, 느림보엽서 운영 등이다.
이같은 유재하거리 만들기가 태백시민사회에 울려퍼지자 태백시는 ‘유재하거리조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올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는 분위기다. 지난해 태백시문화재단을 통해 통기타경연대회를 열었으며 올해는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을 투입해 실질적인 문화거리조성 및 문화행사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통기타경연대회는 4년전부터 추진했었다. 이는 안동시가 유재하 가족의 고향인 안동에 유재하거리추진 계획에 앞서 선점하여 이를 전국에 알리려는 힘이기도 하다.
박무봉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뮤지션 중 세상을 떠난 뮤지션을 대상으로 팬카페를 만들고 음악제나 모임을 구성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팬카페 후원자들에게는 방역마스크 등을 선물로 증정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어 생산해내고 있으며 태백이세도 많은 마스크를 기증한 바 있다.
그의 삶은 내주는 삶이 었기에 바로 이러한 거리추진위원회가 탄생하고 활발한 활동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비록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황지중고동문회나 농아인협회 등에 해마다 100만원씩, 그리고 동문체육대회에 스스로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쾌척하는 행동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올해는 태백정선인터넷뉴스의 창간 15주년이 되는 해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산업전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예우를 위한 법제정추진, 추진위 구성 등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올해로 이어지며 특별기획으로 대정부투쟁의 산실이며 그 피와 땀이 흐른 중앙로(번영로)에 문화행사와 함께 주말 거리문화제를 기획하고자 해 이기도 하다. 태백은 과거 탄광의 도시였다. 그 흔적은 현재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태백시민들의 마음 속에는 영원히 남아 있다.
12.12대정부 투쟁과 2016년 7.14총궐기대회, 2011년 9월1일 대정부투쟁 등 많은 기억을 갖고 남아 있는 중앙로에서 시민들의 정신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문화제가 열리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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