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을 바꾸는 힘, 시민단체에서 나온다
태백정선인터넷뉴스 창간15주년 기념 기사에 걸맞는 단체를 만났다. 바로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이하 현대위, 위원장 박인규)다. 태백에 거주하고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단체이며 ‘투쟁’ ‘집회’ ‘궐기대회’와 함께 거론되는 단체이기도 하다.
지금 태백의 현안을 물어보고자 할 때 ‘현대위’를 떠올리게 한다. 현대위에 대한 소개와 궁금증, 강원랜드와의 상생협의는 어디까지 왔으며 그리고 현대위를 취재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정말 잘하셨다’ ‘태백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 모두 그려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대위 박대근 사무처장에게 취재의 취지와 방향 등을 설명했더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박인규 위원장을 만나 현대위의 위상, 과제 등도 들었다. 현대위의 역사속으로, 그리고 그 숨은 광장으로 들어가보았다. 정말 방대하며 시민들이 몰랐던 것 들을 알 수 있었다.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http://tbsolution.co.kr/)는 1999년 12.12 대정부투쟁 총궐기대회의 시작에서 비롯된다. 나도 당시 지역언론사 기자로 참전(?)했었다. 12.12대정부투쟁 총궐기대회는 12월12일 태백중앙로(현재의 번영로 시작점인 안동갈비-황지천 교차점, 당시 비포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대정부투쟁을 시작하면서 비롯됐으며 이 대정부투쟁을 위해 지역사회단체들이 하나의 협상단체로 조직되고 탄생하기에 이른다. 당시 의회의 주도로 진행했으며 위원장은 김영규 시의회의장이었다. 그렇게 현대위는 탄생했고 지금에 이른다.
그리고 그 해 12월23일 태백역광장에서 정부관계자가 태백에 왔고 총 5개항에 이르는 대정부 합의사항을 당시 행정자치부장관을 비롯한 5개 부처 차관을 정부측 대표로 서명을 받아 낸 바 있다. 그렇게 이행합의는 진행되기 시작했고 10년간 1조원에 이르는 폐광지역 투자를 일궈냈다.
현대위의 역사는 간략히 기술하겠다. 현대위 위원장은 시의회장이 당연직이었으며 마지막 당연직 위원장은 류태호 시의회의장이었다. 그리고 2015년 3월31일 선출직 의원을 포함한 민간위원장으로의 전환을 위한 투표를 실시, 당시 의회의장이었던 류태호 의장이 선출됐다. 그리고 2년의 임기과정을 거쳐 김호규 전 강원랜드 사외의사, 박인규 태백상공회의소 회장이 이어받았으며 박 위원장은 올해말까지가 임기다.
현대위의 역할은 무엇일까.
간략히 설명하면 행정기관인 태백시나 지역사회가 정부와 강원도, 강원랜드 등에 발전방안, 석공 등 폐광대책, 지역현안을 요구할 때 시민사회의 뜻을 전달할 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한시기구라고는 하지만 시기를 못밖지는 않았다. 그만큼 복잡하고 해결되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구는 총회와 이사회 위원장 아래에 고문단과 자문단이 구성돼 있으며 또한 부위원장 4인체제와 투쟁특별위원회, 상생특별위원회, 폐광특별위원회 위원장 형식으로 나눠져 있다. 그리고 사무처장과 기조실장으로 편성된 것이 바로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의 골격이다. 총 가입단체수는 81개로 지역의 사회단체와 의회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회 의결권은 가입된 사회단체장과 시의원이다.
현대위의 주요진행사업들은 ▲대체사업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 ▲인재육성 및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 추진 ▲강원랜드와의 상생기조 투자사업 유치와 폐특법연장 및 역차별 개선 등을 추진한다.
현안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투쟁을 벌였던 2011년 투쟁과 2016년 강원랜드 및 대정부투쟁은 사진으로 보여드리며 세부내용은 여러 논의를 거쳐 현재의 합의사항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위의 진행사업 가운데 가장 큰 기획사업인 대체사업 부문에서는 석탄공사의 폐광대비 대체사업 마련과 각종 태백시 현안사업 해결, 현실 참여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 개발, 그리고 2020년부터 본격 시작한 (사)석탄산업전사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위원장 황상덕)의 활동을 준비, 기구를 구성하고 활동하게 한 것이다.
최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2024년 폐광(노사정합의에 따라 화순, 2023년, 장성 2024년, 도계 2025년의 단계적 폐광합의) 논의에 따라 시와 현대위는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며 시는 산업위기 대응 T/F 2개팀으로 확대 개편한 산업위기대응 전담 추진단을 발족, 지역 산업위기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 태백시는 정부와 협의하에 산업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 발전 구상에 대한 연구용역을, 강원도는 탄광지역 폐광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위에서도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지역사회단체의 의견이 포함되지 않은 폐광합의는 있을 수 없다며 시내전역에 현수막을 게첨하고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최종합의인 5월20일 노사정위원회 결과를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현안대책위원회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및 논의는 강원랜드와의 상생협의 및 이행합의다. 1999년 12.12대정부투쟁과는 별개로 지난 2001년 4월 탄광지역균형발전협의회 및 2003년 5월 태백시현안대책위와 약속한 합의사항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며 이중 현재 진행중인 사업으로 ▲태백직원숙소 건립 ▲노인요양사업 추진 ▲KL-Saberi 슬롯머신 제조사업의 진행 등이다. 당초 이와는 다른 사업들이 이전에도 추진됐었으나 현실에 부합되지 않고 잦은 대표이사 교체, 정부로부터 통제받는 시장형 공기업의 강원랜드 특성상 빨리 사업진행이 이뤄지지 않는 점으로 인해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E-City사업은 좌초되고 말았다.
그리고 강원랜드와의 상생협의 내용 가운데 2011년 강원랜드 제111차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강원랜드의 지자체 150억원 지원을 의결한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등에 대한 법적제재(制裁)를 받아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받고 2020년 4월29일 태백시를 방문해 이를 논의한 것은 큰 아픔으로 남아 있다. 당시 정부와 강원랜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며 이사들에게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논쟁의 여지는 남아 있다. 참고로 언론보도를 인용한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강원랜드가 태백시 오투리조트에 150억원을 기부한 것에 따른 배임혐의를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데 대해 불복,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여기서 경제개혁연대나 태백시 나아가 폐광지역 4개시군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강원랜드가 제공한 150억은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원한 ‘지원금’이지 절대 ‘기부금’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일반 상법상에서 기부금의 정의는 ‘법인이 사용인을 제외한 타인에게 사업과 직접 관계없이 무상으로 지출하는 증여금액’을 말한다고 한다.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조인 강원랜드의 설립목적이 <폐광지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함>에 있다면 150억 지원은 강원랜드의 사업과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밀접한 직접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강원랜드가 폐광지역 4개시군에 지원하는 금액은 절대 기부금일 수 없다. 마치 무슨 적선이나 시혜를 베푼다는 의미의 기부금이 아니라 폐광지역이 당당히 요구해야 하는 권리로서의 지원금이자 강원랜드의 의무로서의 지원금인 것이다. (2015년 관련 언론보도 참조)
다시 강원랜드 상생협의 내용에 들어가서 태백직원숙소 건립은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하고 의뢰중인 ‘공공건축물지원센터’ 건축기획 사전검토 자료를 공유하기로 한다. 노인요양사업은 태백시와 상호 협조하여 사업추진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사전규격 공개’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KL-Saberi 슬롯머신 제조사업 진행현황을 보면, 현재 진행중인 ‘슬롯머신 제조사업’ 용역의 중간보고에 일정이 잡히면 외부인이 참관하도록 했다.
따라서 현대위 강원랜드의 상생협의회는 위 상기 3가지 협약 사업에 대해 1. 약속한 사업 공정이 늦어지지 않고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2. 사업실행에 있어 강원랜드에 걸맞도록(품질 등) 진행하고 3. 상생협의회 논의사항을 강원랜드 타 부서와도 공유를 통해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2022년 2월25일 회의내용) 위 내용들은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대근 사무처장은 태백 직원숙소와 노인요양시설 일정표를 보여주면서 “태백직원숙소의 경우 설계발주와 설계, 공사발주, 공사 등으로 나뉘는데 설계발주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각 일정별로 추진되므로 정해진 기간내 차질업이 수행되도록 우리 현대위는 요구하는 것이며 이 가운데 일정이 길 것으로 보이는 부분(실시계획 등)에 대해 기간을 앞당기도록 요구하게 된다.”고 했다. 태백직원숙소는 2026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대근 사무처장은 특히 “강원랜드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국가로부터 엄청난 통제를 받고 있다. 사장의 의사결정이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그만큼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강원랜드가 탄생했지만 정부의 공기업 구조상 지역에서 요구하거나 이에 강원랜드가 신속히 이행하는 부분이 많지 않고 액수도 적다는 것이다. 사회공헌사업은 많지만 큰 사업에는 그만큼 정부의 통제가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박인규 현대위원장은 “1999년 대정부투쟁으로 출범한 현대위가 그동안 파행을 거듭했으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것은 제가 2019년 3월 한마음신협에서 진행된 정기총회 때 인사말에서 언급한 것으로 ‘당선되기 전 3개월간 파행을 거듭했고 위원으로서 죄송한 맘 금할 수 없었다. 이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구성하고 총회를 개최하고, 선출직 정례모임과 강원랜드와의 상생방안 강구, 폐광지역에 대한 공동의 발전방안 강구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이후 정상화를 되찾았다. 특히 석탄산업전사 예우를 위한 특별법 제정추진은 큰 성과”라고 했다.
그리고 박 위원장은 “과거 우리의 부모님이 산업전사로 칭송받으며 일궈냈던 태백시의 번영과 국가발전의 영광은 현재 태백시의 소멸과 함께 잊혀질 위기에 닥쳐 있다”면서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앞으로의 태백시가 폐광지역지원특별법 제정 취지에 맞게 새롭게 거듭날 대안을 제시하며 특히, 강원랜드의 태백시에 대한 ‘투자와 상생의 길’을 도모 하는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또한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절대적인 성원만이 태백을 살릴 수 있다. 태백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제안이나 그 대안제시에 대해 언제나 환영하며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사)석탄산업전사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의 동력이 될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덧붙이며 국회에 제출한 이철규 국회의원의 노력에 감사드리고 이 개정법률안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법 개정 취지는 새로운 법률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폐특법 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제안 이유에 대해 이철규 의원은 “탄광에서 사고로 숨진 광부를 기리기 위하여 1975년 태백시에 산업전사위령탑이 건립되고 매년 10월2일 순직산업전사를 기리는 위령제가 태백시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산업화의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다가 순직한 광부들을 산업전사로서 대우하여 위상을 제고하고 예우를 높이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나 순직산업전사에 대한 통계조차 부실한 상황에서 정부 지원도 전무한 상황이다”고 했다.
이에 이철규 의원은 “이에 순직산업전사에 대한 정의를 신설하고, 순직산업전사에 대한 현황 및 통계 등을 조사하여 이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한 기념사업을 시행하거나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고 했다.(안 제2조 제6호 및 제11조의5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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