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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가 만난 사람

48 문윤기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공무계 팀장

“태백 마지막광부 광업소폐광지켜보다”

2024년 6월30일.
시한부 영업을 앞둔 장성광업소의 폐광일이다.
광부 인터뷰를 하기 전에 장성광업소의 약사를 들여다 보았다.
장성광업소는 삼척탄전지대의 동북부에 위치하며, 주위에는 황지탄광(태백역 건너), 함태탄광, 동원탄좌가 있었으며, 정암광업소와 한보광업소도 있었다. 기자가 이곳에서 온 이후에는 태백광업소가 영업하다가 중단됐다. 많은 탄광들이 태백주위에 있었다. 삼척 도계에서는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등과 경동광업소이 있다. 1936년부터 삼척개발주식회사에서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1950년에 대한석탄공사의 창립과 함께 이에 속하여 지금에 이른다.

효율적인 석탄채굴을 위해 1977년에 수압식 지주에 의한 톱 슬라이싱(top slicing) 채탄법을 도입하여 성공적인 채굴을 하고 있다. 지질은 주로 고생대 평안계 사동층 내에 협재한 장성층으로 암회색·흑색사암·셰일로 구성되어 있다. 1매의 주탄층 외에 3~4매의 탄층이 협재한다. 규모는 노두연장이 10km, 부존심도는 지하 350m이며, 유지갱도는 약 20㎞에 달한다. 탄폭은 2.0~7.0m로 삼척탄전에서 가장 양호한 탄층 발달을 보인다.

매장량은 1억9,229만 1,000t, 가채량은 5,909만 8,000t이며, 연간 169만t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광업소였다(1992). 그러나 근래에 들어 갱구의 심부화가 커지고 그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발생되면서 채탄조건이 악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인한 경영 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 석탄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 지역의 석탄수송을 위해 태백선(제천-백산)·영동선(영주-강릉) 등이 가설되었으며, 기계화를 위한 계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백과사전에서 일부 인용했다.

지금 장성광업소는 대한석탄공사의 광업소 폐광정책에 따라 지난해 전남 화순광업소가 먼저 폐광했고, 올해는 장성광업소, 내년에 도계광업소 등 순차적으로 폐광절차가 이뤄진다. 폐광절차는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400명 넘는 직원 대부분은 퇴직 절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광업소는 지난 3월 석탄 생산을 사실상 종료한 상태로서 이후 철수 절차 등을 이행 중인 상태에 있다. 관련해 공사는 광업소 직원 410여 명(계약직 등 포함)도 일부 전보 예정 인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퇴직 절차를 밟는다. 전보가 예정된 일부 인원은 공사 본사나 강원 삼척 소재 도계광업소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기자는 폐광을 앞둔 장성광업소의 분위기와 마지막 남은 광부들 가운데 장성지역사회에서 주민자치위원장에 재임중인 문윤기 장성생산부 공무계 팀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들어 장성광업소는 폭풍전야의 느낌이다. 왜냐하면 문을 닫게 되면 태백시에 이관되기 전까지 정부(광업공단)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제가 심하다. 언론사 인터뷰는 물론이고 방문객 하나하나 신경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6월 말 이후는 관리직원외 출입하지 못한다. 

지난 5월중순의 평일날 아침 장성광업소 정문에서 용무를 전하고 광부 등 한 분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미리 약속시간을 정한 것도 알렸다. 최근들어 언론사 방문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광업소사무실 내에서 만날 약속이라고 전하고 문윤기 팀장의 사무실에서 그의 일상을 들을 수 있었다. 촬영도 외부는 되도록 지양하고 사무실내에서 했다.

문윤기 팀장은 앞으로는 광부들 인터뷰 하려면 광업소 밖에서 해야 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삶을 풀어냈다. 1989년에 함태광업소에서 시작한 광부의 삶은 시작한 그는 1993년 함태광업소 폐광 이후 장성광업소로 근무지를 옮겨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석탄광의 터널 끝인 막장은 광부들에게는 가장 힘든 곳이다. 문윤기 팀장은 처음에는 긴장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기계화로 인해 힘든 것은 없다. 자신이 하는 일은 채탄의 막장에서 탄을 캐는 사람들의 보조역할이며 나오는 탄을 기계시설로 저탄장 등으로 옮기는 과정의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광부들이 전하는 많은 용어들을 이해하기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단 광구로 들어가려면 안전교육을 받고 주위의 위험요소들을 다 제거한 뒤 일을 하게 되니까 큰 문제는 없다고 전한다.

매일 같은 일이니까 특별한 것은 없었다는 그는 폐광을 앞둔 광부의 심정을 묻는 질물에 “워낙 20여 년 전부터 폐광한다는 소식이 있어왔으니까 크게 와 닿는 것은 없다. 갑자기 문을 닫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정년이 되지 않은 분들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겠다. 인근 광업소도 갈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초기에는 정말로 기피업종이 바로 석탄광부다. 하지만 채탄시설이나 장비가 현대화 되다 보니까 한때는 입사하기 어려운 직업이기도 했다. 초기에 광구 끝에는 정말 무더운 곳이었으나 지금은 에어컨 등 환기시설이 잘 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환경이다.

밖에서 바라보는 광부들과 안에서 광부들이 피부로 겪는 광부는 차이가 있다고 문 팀장은 설명한다. “퇴직하고 뭐 할것이냐 하고 물어본다면 딱히 없어요. 물론 시에서 일자리 보장해 주겠다고는 하지만 보장이 어디 있냐. 직업교육도 있긴 하지만 폐광되면 끝이다”라고 한다.

지금 장성광업소에는 채탄작업은 중단한 채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 교육을 받는다. 그게 일과다 건강검진도 받고 있다. 아직은 정부시설이기 때문에 이제는 점점 통제가 심해질 것이다. 앞으로 회사에서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라면 직원들과 외부인과의 만남도 어려울 것 같다. 특히 문 팀장은 6월말로 폐광이 확정되면 태백시에 관리권이 넘어가기까지 정부소관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때문에 지역사회단체인 현대위에서 발바른 조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투쟁본부를 광업소내에 설치하는 것이다 라고 한다.

 

문윤기 팀장과 기자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장성광업소는 일제강점기때부터 가동됐던 석탄광산이기 때문에 일단 보존의 방안으로 간 뒤 사업추진방향을 결정해 움직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90여년의 시간이 이곳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곳은 60년대 광업소의 모습과도 같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들려온 소식으로는 일부 기계시설에 대한 매각소식이 전해져 지역사회로부터 반발을 가져오고 있다.

문윤기 팀장은 끝으로 장성광업소 본관 건물 같은 경우는 공공건물로 역사적 시설이다. 대통령의 휴가시설인 별장과 같은 청남대를 보면 알 수 있다. 소장실 등 잘 보존해 후대에 박물관의 시설로 개방하면 좋을 듯 하다고 제안한다. 특히 장성광업소 내부의 시설들은 과거 초창기 일제강점기때부터 운영되어온 시설이기 때문에 역사적 시설들이 많다. 현안대책위가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 바로 현대위 투쟁본부를 광업소내로 옮겨 운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태백시가 인수받을 때 까지 폐쇄된다. 내부 시설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문윤기 팀장은 사무실 밖의 목욕시설의 굴뚝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광부들은 저 굴뚝을 보면서 굴뚝표면에 붙어 있는 담장이 덩굴이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되면 우리는 여기에서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태백시는 탄광을 대체할 대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호 시장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청정메탄올 생산기지, 철암역 메탄올·광물 물류시설, 고토실 산업단지 내 핵심광물 산단 등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태백시는 올해 예타가 통과된다면 내년 국비를 확보하게 되고 내년에 부지정리를 시작한다면 2027년부터 본격적인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다만 태백시는 대체산업 육성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고용위기지역 선정도 함께 요청하기로 했다. 고용위기지역은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해 지원이 필요한 지방자치단체를 말한다. 고용위기지역에 선정되면 사업주 지원,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 직업 능력개발 등의 예산을 먼저 받을 수 있다. 태백시는 5월31일자로 고용위기지역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고용노동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기자는 화순광업소를 찾아 노조위원장을 만나 인터뷰했고 현장을 담아왔다. 그리고 올해 폐광되는 장성광업소를 방문해 현장의 노동자인 광부 문윤기 팀장을 만나 현실을 조명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똑같다. ‘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되나’라는 물음은 과거 폐광된 광업소를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주요 기관인 태백시와 지역사회단체인 현대위, 지역주민들의 나서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느냐의 몫일 것이다.

광업소의 이곳저곳을 다니지 못했다. 사무실 안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광업소를 나왔다. 물론 폐광 후 태백시가 관리운영하게 된다면 이곳 저곳을 다닐 것이다. 그때까지 아무일 없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