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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리포터뉴스

강원도에서의 잇단 자살, 그 이유는?

경기침체와 산악지형 외에 수도권과 가까운 잇점

한적한 곳 찾기 위해 강원도 찾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안타까운 자살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우울증 증가 등 신병을 비관한 동반자살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다. 탤런트 안재환, 최진실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과 함께 이같은 자살은 봄철인 4월과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에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같은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계절적 요인과 한적한 곳을 찾는 특징을 꼽고 있다.

 

동반 자살사건 잇따라…이달에만 12명 숨져

최근 동반자살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5건의 동반자살 사건과 자살미수사건이 발생했으며, 모두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7일 아침 9시 10분쯤 인제군 북면 한계리 한 휴게소 주차장에 세워 놓은 카니발 차량 안에서 지모(47)씨와 이모(29)씨 등 남성 2명과 이모(21) 여인이 숨져 있는 것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송모(56) 씨 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을 처음 발견한 송씨는 "오전 8시 20분쯤 산불조심 기간을 맞아 지역을 순찰 하던 중 입산자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추정되는 카니발 차량과 SM5 승용차 2대가 발견돼 확인해 보니 카니발 차량 안에 남녀 3명이 모두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발견된 휴게소는 폐업 상태로 자살을 하기 위해 한적한 곳을 찾다가 이곳을 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취업 고민 등의 내용을 담은 유서가 함께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이 처지를 비관해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유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들은 자살자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횡성에서서는 지난 15일에 남녀 5명이 동반 자살을 시도,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또한 지난 8일 정선의 한 민박집에서도 남녀 4명이 처지를 비관해 함께 목숨을 끊는 등 이달에만 11명이 동반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자살자들은 대부분 한적한 강원도를 찾았고 또한 인적이 적은 곳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자살한 점과 연령층도 다양하고 서로 안면이 적은 점을 들어 인터넷에서 만나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23일에는 양구에서 동반자살 기도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태에 빠졌다.

지난 8일 정선에서 첫 동반자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강원도 내에서 이달 들어 벌써 5번째 동반자살 및 기도가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30분께 강원 양구군 양구읍 웅진터널 인근 46번 국도 교차로에 주차된 싼타모 승용차에서 이모(40.서울 중랑구) 씨와 박모(19.춘천시) 양 등 남녀 각각 2명씩 4명이 동반자살을 기도해 쓰러져 있는 것을 산불감시원 윤모(39)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 양은 이미 숨져 있었고, 이 씨 등 생존한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나 중태다. 윤 씨는 "산불감시 활동을 하던 중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 밖에 남자 1명이 쓰러져 있어 달려가 보니 차량 안에 3명이 더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타고 있던 승용차 창문에 청테이프가 부착돼 있었고, 승용차 안에는 타다 남은 연탄과 화덕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이들의 주소가 각기 다른 점 등으로 미뤄 이전 사건과 유사한 수법이어서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동반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연탄화덕과 연탄 등이 발견된 점을 들어 동일 방법의 자살시도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강원도내 각 펜션과 민박집을 집중대상으로 전화 및 메시지 발송에 나서는 자살예방에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동반자살은 지난 8일 정선 민박집(4명 사망), 15일 횡성 펜션(4명 사망), 17일 인제 승용차(3명 사망) 등 열흘 사이 3건의 동반자살로 11명이 숨졌다.

이어 지난 22일 홍천의 펜션에서의 네번째 동반자살 기도는 펜션업주의 빠른 신고 등으로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

 

 

국내 자살률, 10년간 2배 증가…봄철인 4,5월 가장 많아

국내 자살률은 10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며 봄철인 4월과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과 한국자살예방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전체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구성비율은 24.2%로 지난 1997년(13.0%)에 비해 두배 가량 증가했다. 월별로는 4월이 평균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월(31.7명), 8월(30.2명), 6월(30.1명) 순이었다.

요일별 전체 자살자 수는 월요일이 28.7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요일 28.3명, 목요일 27.6명, 금요일 27.1명, 수요일 27명 등의 순이었다. 토·일요일의 자살자 수는 25.4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자살증가 추세도 세계 OECD국가중 최고를 나타내고 있으며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비관, 스트레스, 우울증등의 요인과 매스컴과 인터넷 등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침체', '산악지대' 등 환경적 요인 '한 몫'

그렇다면 자살 장소로 강원도를 꼽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아직 학계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으나 강원도에서의 자살 발생률이 높은 이유로 '산악지대'와 '경기침체' 등 환경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가까운 점과 함께 인구밀도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강원도가 비교적 자살하기 쉽고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역적 특성 외에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학계의 연구 등 자살예방을 위한 연구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전문의들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서 일조량이 늘고 생체리듬이 바뀌며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요인도 있을 수 있다”면서 “봄철과 자살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확실히 규정지을 수 없지만 복합적 요인이 결합된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에 대한 연구와 예방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도 지역의 자살증가에 대해 일부에서는 “마지막 생을 때묻지 않은 강원도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마감하려는 의미도 담겨 있을 수 있다”면서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에 앞서 주변 사람들에게 암시를 주며 조용한 곳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강원도를 택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는 자살, 생을 마감하기에 앞서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가까운 사람들과 인생을 논하며 보다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삶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주변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자살은 본인은 물론, 가족구성원 들과 주변 사람들, 사회에 큰 상처를 주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기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