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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가 만난 사람

24. 최명식 태백문화원장

지역문화의 뿌리 발굴하고 꽃피워야 할 때

하늘에 올리는 ‘천제’ 전국민의 문화제례 행사로

석탄산업의 태백, 광부 아버지 상(像) 추진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태백문화원이 37년의 역사속에서 올해 만큼 설레고 주목받는 일이 있었을까? 엄청난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아이뉴스가 만난 사람 24번째는 태백문화의 중심기관인 태백문화원이 새 지도자를 선거를 통해 맞이했고 본지는 신임 원장을 만나 천제와 탄광문화에 대한 견해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참고로 태백문화원 최명식 신임 원장은 다음달 중 이후 태백문화원에 대한 발전방안을 준비해 새로운 설계도를 통해 문화원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간에는 태백산천제와 탄광문화를 보여줄 인자한 아버지 광부상 추진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문화예술행사들이 미뤄지고 취소되면서 지역문화의 샘터는 말라버리고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황지연못 무대와 문화광장이 그랬고 문화예술회관이 그러하였으며 시내 전역의 예술무대들이 개점휴업했다. 또한 국립공원 승격이후 태백산 정상에서 봉행됐던 천제도 당골광장에서 연이어(2018, 2019년) 열리게 되는 등 지역문화는 태풍을 맞이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 지역문화단체의 중심기관인 태백문화원이 새 지도자를 선출했다. 공무원 출신이다. 관료출신인 교육장을 모시긴 했어도 태백시청 퇴임 간부공무원 출신을 맞이하기는 처음이다.

 

태백문화원은 그동안 원장이 제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선거에, 불미스런 일로 도중사퇴했으며 과도기인 권한대행을 거쳐 전임 원장이었던 배팔수 원장은 용단을 내려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도중사퇴하고 후임 문화원 임원진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선거과정을 거쳐 신임 문화원장이 선출됐고 8월2일 취임식을 가졌다.

 

기대반 우려반이다.

최명식 신임 원장이 취임한지 20여일이 지났다. 그리고 그가 주머니 속에서 막 꺼낸 것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할 태백문화 계획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가 선거과정에서 태백산 천제에 대한 명품화를 언급한 이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그 보따리를 풀었다.

 

태백산 천제(天祭) 행사의 명품화는 어떻게 추진하나?

태백산천제는 김강산 전 원장이 태백산 정상에서 행해지고 있는 천제를 보고는 태백에서 정기적이며 구체적이고 틀을 갖추어 추진해야 겠다고 결심하고 봉화군 주민들이 지냈으며 비정기적으로 지대오던 제례행사를 태백시민들에 의해 다시 올리게 된 것이다.

 

김강산 전 원장은 80년대 당시 태백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시민 모금운동으로 제기와 제물을 마련해 태백산 천제단에 올라 하늘에 민족정기와 자존심의 회복을 기원했으며 동시에 1986년 태백산전체위원회가 구성되고 이듬해부터 특정종교를 초월한 태백산천제가 열리고 있다.(참조=태백문화원)

 

태백산천제는 한국방송공사 KBS 9시뉴스에도 보도될 만큼 전국적인 관심을 받아왔었다. 또한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성화채화가 진행됐으며 1996년 6월에는 태백시의회가 전국체육대회 성화채화 장소를 태백산 천제단으로 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체육대회의 단 한차례의 채화만 있었을 뿐이었으며 호응은 얻지 못했다.

 

강원도민체전의 성화지는 태백산 천제단이며 첫 성화는 1990년 제25회 대회에서 등장했다. 강원도 체육회는 성화가 도민체전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이때부터 성화 채화는 도민체전 공식행사가 됐다.

 

태백산천제는 그러나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돼 국립공원공단으로 관리주체가 이관된 뒤 천제단에서의 개최가 난항을 겪었다. 2018년에는 태풍으로, 2019년에도 바람 및 코로나19로 당골광장에서 봉행됐다.

 

최명식 신임원장이 구상하는 태백산천제는 어떠한가?

그는 “태백산 정상 천제단에서 국악, 클래식, 성악 형태의 대중적 음악회를 개최한다면 전국민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애국가, 국가, 성악 등 천제에 걸맞는 음악회를 연출해 볼 계획”이라는 점을 밝혔다.

 

최 원장의 태백산 천제에서는 단순 천제만 봉행하는 제례행사에 고전적 이미지와 현대미 추가로 지역의 국한적 행사를 전국적인 행사로 향상시키는 기틀을 마련하고, 천제 봉행 전 천제 오르기 행차 재현, 천제를 봉행하기 위해 태백산을 오르는 시민행렬 구성, 시민들이 태백의 대표적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계기마련(초, 중, 고 대학생 등 청년과 사회단체 등 주민)키로 했다.

 

인원은 100~200명 희망에 의거, 예스러운 복장으로 재현키로 했다. 추후, 전국민을 상대로 참가자를 모집, 체험 행사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아울러 한동안 개최됐다 중단된 일성왕 행차재현도 태백산천제와 조화롭게 되도록 부분 행렬로 하고 원칙적으로는 황지연못에서 태백산천제단까지로 구상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검토된다. 이는 역사적으로 과거 일성왕이 태백 황지에 와서 태백산을 오르기 전에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에서 예를 행한 후 오른다는 설정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태백산 천왕단의 천제단 광장에서 열릴 열릴 산상 음악회는 남녀로 구성된 팀으로 1시간 정도 합창과 독창을 병행하고, 산상인 점을 감안하여 마이크 없이 음성으로 진행한다. 천제에서 진행하는 상제상황은 황지연못 문화광장 무대와 생중계로 연결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최명식 원장은 “우리나라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기원하는 제례로 높여 볼 것이며 태백산천제를 사전 사후 프로그램 보완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천제의 위상 제고와 전국적인 시선 집중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천제 행사에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함께 참여하는 계기로 자긍심 고취와 애향심을 유발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90여년 탄광의 역사 상징물로 아버지의 모습은 어떨까?

최명식 원장은 태백산 천제의 명품화와 함께 과거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태백시에 광부의 이미지를 간직한 광부상(像) 하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따라서 광부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광부상 건립은 태백문화원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태백지역에서 일었던 광부상 건립은 일부 개인들에 의해 추진되어 왔고 일부에서는 개인비용을 들여서라도 건립해야 겠다며 언론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사)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성역화추진위, 위원장 황상덕)가 광부상을 추진키로 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다.

 

특히 지난해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돼 상처를 남긴 채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으로 인해 광부아버지상 건립은 더욱 구체화됐다. ‘광부상 하나 없는 태백에 소녀상 건립이 왠 말이냐?’ ‘소녀상보다 광부상 건립이 먼저다’ 라는 등 요구도 있었지만 정작 광부상 건립에는 소극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소녀상 건립을 비판하기 전에 광부상 건립에 적극적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여기서 발생했다. 그리고 최명식 문화원장은 태백문화의 중심인 태백문화원에서 건립을 추진해야겠다고 구상하고 취임 이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최명식 원장은 “1975년 건립된 산업전사위령탑에 걸맞은 산업전사의 늠름한 얼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실에 있었다”면서 “광부상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아버지 광부상을 재현, 산업역군 이미지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설치 위치는 산업전사위령탑 공원내 광장이며 크기는 실물의 2배 이상 높이는 5M 이내로 하고 있다. 재료는 금속 동(銅) 재질로 예상사업비는 1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른 설치 효과는 1936년 탄광의 도시로 잉태한 도시 이미지에 걸맞은 문화 가꾸기와 산업전사위령탑 공원의 성역화로 단장되고 광부의 아버지 가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게 된다.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많은 검토와 의견교환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성역화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와 지속적인 의견교환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성역화추진위에서 광부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태백문화원과 맞잡고 공동제안해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명식 문화원장은 “태백문화원이 그동안 안 팎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며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 문화적 욕구를 하나씩 채워주고 문화원에 대한 내실도 다져나갈 것이다. 태백산천제의 명품화사업과 광부상 추진은 밖으로 드러내는 태백문화원의 새로운 모습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며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태백문화의 중심 태백문화원이 신임 원장을 중심으로 제대로된 모습을 갖춰나가길 기대한다. 전국민의 태백산천제가 되길 바라고 과거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이곳에 광산문화를 알릴 훌륭한 광부상이 조속히 진행되길 바라면서 비록 2가지 제안으로 태백문화원이 전면 개편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신임 문화원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할 것이다.